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김민기 봉우리 / 스마트폰 옵티머스큐

여유가 없다.
몇일 전에 일하는데 도움이 될까 하고,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요및일 스마트폰을 익힌다고 여념이 없다.
일상생활에서 한가지 변화는 시간이 날때 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음악을 듣고, 여러가지어플을 사용하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 나면 여유를 가지고 상상하고, 공상을 하고, 생각에 빠져 허우적 데기도 했었는데.. 스마트 폰이 그 공간을 차지해간다는 느낌이 든다.
삶에 여백이 없으면, 정신이 매말라 가고,
상상하는 능력을 잃어 버리면, 순간적 자극을 추구하게 되고,
결국 삶은 행복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김민기의 봉우리가 흘러 나온다.
조용한 밤 김민기의 봉우리를 듣고 있으면, 가끔 눈물이 나기도 한다.



봉우리 - 김민기 -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 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
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무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 테니까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 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 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봐.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댓글 2개:

  1. 김민기씨 곡들을 그렇게 좋아했는데도 이 곡은 난생처음 듣습니다...

    일평생 저에게서만 영영 묻혀 버릴 뻔한 곡을 알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답글삭제
  2. 저도 몇년전에 처음 들었었는데 가사가 한편의 시와 같았습니다.
    나이가 얼마 되지도 않은데, 갈수록 요즈음 노래에 적응이 안되는것 보니, 시대에 뒤떨어져 살아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