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3일 월요일

기억 , 나의 삶, 인생

몇일전 일이다.
어머니 집에 갔다가 나오는 길이었다.
어떤 할머니는 집앞에 앉아 있고, 경찰 두분은 할머니에게 무엇인가를 묻고 있었다.
할머니의 연세는 70대 후반에서 80대로 보였다.
어머니 집앞에서 자기 집이 여기라고 경찰분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내가 나가서 이분은 이동네에 사시는 분이 아니라고 경찰 분들에게 이야기 해드리니까, 경찰 분들도 아신다고 하셨다.
아무리 물어도 기억이 없으신것 같았고, 작은 소리로 ' 내가 왜 이카노, 정신이 왜이리 없노' 라고 한탄을 작은 소리로 하셨다.
경찰 분들이 경찰서로 가시면, 집을 찾아 드린다고 아무리해도 여기가 우리집이고 조금있으면 아들이 일을 하고 돌아 오신다고 했다. 이름은 물으니, 이름은 아셨고, 고향을 물으니 고향이 현풍(경북 달성군)이라고 했는데, 동네이름은 모르셨다.
경찰 두분이 1시간쯤 씨름을 하시다가, 저녁 8시쯤 되어서 저희가 업을 테니까 할머니보고 업히라고 하셨는데, 할머니는 눈물을 보이며 거부하셨다.
그러니 경찰 분들도 어쩔수 없이 할머니 옆에서 계속해서 가출 신고가 있는지 경찰서에 조회를 하셨다. 저녁도 못먹고 계속 수고하시는 경찰분들을 고맙게 여겨 졌다.
경찰한분이 옷도 깨끗하고 신발도 신고 있으셔서 나오신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런 경우 근처 동네의 분이고, 거의 99% 집을 차으신다고 하셨다.
할머니가 기억을 잠시 잃으신것 같았고, 치매 증세가 있으신듯 했다.
경찰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일이 있어 집으로 돌아 왔다.

집으로 돌아 오면서 기억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내가 살아온 인생을 잃어버린다는 것과 비슷한 것이 될수 있을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도 못하고, 내가 살아오면서 해온 많은 것들도 기억하지 못하고, 내가 신념을 가지고 바쳐온 나의 청춘도 기억하지 못하고, 사랑때문에 가슴태우며 지새운 밤들도 기억하고 못하고, 내가 몇십년을 노력해서 일구어 놓은 집도, 재산도 기억하지 못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어쩌면 내일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무것도 생각해내지 못해 세상의 미아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 할머니의 표정속에서 보여 졌다. 그표정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기억은 나의 인생이며, 삶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