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9일 월요일

우산

이틀동안 몸살이 나서 오늘은 낮에 잠만 잤다.
다른 사람들은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있는데, 나는 추워서 이불을 덥고 잠을 잤다.
점심이고 아침이고 보이는 음식들은 먹을 생각도 들지 않았고,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들었다.
저녁에 약을 먹고, 잠시 시간이 지나니,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먹고 싶은것 들이 생기고, 하고 싶은 것들이 생겨 났다.

동일한 나인데, 오늘 하루 내가 바라본 사물들이 다가 오는 느낌은 상반되 것들이었다.

나의 시각,촉각, 후각, 청각은 동일한 공간에서도 내가 처한 몸의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졌다. 나의 감각들은 어떤상황 속에서 진정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감각 뿐만 아니라 내가 뒤틀린 경험들을 해왔다고 한다면, 내가 바라보는 세상들도 뒤틀려져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옮다고 주장하는 것들, 내가 맛있다고 느끼는 것들, 내가 좋다고 하는 음악들, 내가 예쁘다고 느끼는 것들, 이모든것들이 보편적인 것들이 아닌 나에게 한정된 것들 일수도 있을것 같다.

내일은 또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이 없으면 이세상을 살아 가기가 너무 빡빡 한것 같다.
돈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겠지만, 세상의 모든 구조가 돈을 중심으로 형성 되어 있기 때문에 돈이 없는 사람은 그만큼 그 구조의 우산에서 벗어나서 비를 맞아야 한다.
비를 맛는 것이 낭만 일수는 있어도, 비에 젖어 감기가 들수도 있고, 독감이 들수도 있을것 같다. 몸이 튼튼한 사람들은 비를 맞아도 견딜수 있지만, 노약자 들은 비를 잘못 맞으면, 생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나도 나이를 많이 먹기 전에 돈을 벌어서 우산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댓글 2개:

  1. 빨리 쾌유하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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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멀리서 바람에 태워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이 저를 더욱 빨리 낮게 만들어 주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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