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1일 수요일

편지

모든 것이 잠든듯 한 밤, 음악을 따라 내마음 속으로 들어 간다.
물이 끓는 소리에 조그마한 정적은 어딘가로 사라진다.
푸른 찻잔에 길게 물을 따르고, 녹차잎을 조금 넣는다.
그리고 잠시, 그 향과 맛을 기다리며 너에게 편지를 쓴다.
이 편지가 언제 갈지는 알지 못한다.
아마 내일 일수도, 그 다음 날일 수도...

녹차의 향기가 조금씩 방안을 감싸 앉는다.
나는 이 기다림이 좋다.
진정 좋아하는 것을 만난다는 것은 그 기다림 때문에 더욱 진실해지는 것은 아닐까
오늘따라 녹차의 향기가 조금 더 진해진 것 같다.

너무나 오래 기다린 탓일까.
입술을 통해 느껴지는 향기를 조금 마신다.
새벽 안개 사이로 들리던 아리아도 내 귀를 통해 가슴으로 들어온다.

향기에 취해 쓰러 지련다.
아름다움에 취해 쓰러 지련다.
이 향기와 아름다움이 너에게 전해 지기를 바라며,
편지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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